2년만에 사우나에 다녀왔습니다. 코로나로 문 닫았다가 올해 여름부터 사우나가 문을 열긴 했는데 좀 꺼려져서 안 가다가 날도 으슬으슬 춥고 해서 다녀왔어요. 코로나 때문에 몇가지 달라진 점들이 있습니다.
인원 제한이 생겼더군요. 예전엔 주말에는 어떤 때는 너무 사람이 많아서 좀 안 좋을 때도 있던데, 이제 정부방침으로 입장 인원이 제한되어서 완전 매진인 주말에도 꽤 쾌적합니다. 사우나 망하지만 않으면 이용자 입장에선 더 좋아진거죠.
사우나 들어갈려면 백신 패스가 있어야 합니다. 백신 2회 접종 만료자만 입장 가능하죠.
사우나 안에 거리 제한이 있어서 예전처럼 빽빽하게 엉덩이 닿을 정도로 앉으면 안되고 일행이 아니면 1.5미터씩 떨어져 앉으라고 합니다.
이게 좀 진짜 웃긴데, 정부 방침에 따라 마스크를 써야 합니다. ㅋㅋㅋ 사우나 안에서는 물론 마스크 안써도 돼구요. 마스크 쓰고 사우나 하면 숨막혀서 죽을 지도 몰라요. 또 샤워할때나 수영할 때도 빨가벗고 하거든요. 마스크 쓰고는 못하죠. 보통 이런 사우나는 사우나 실이 10개쯤이고 수영장에 규모가 꽤 커요. 근데 중간에 사우나실에서 나와서 다른 사우나 실로이동하거나 할 때 마스크를 써야 해요. 정부 방침이래요. 사우나 나와서 돌아다니거나 하면 수건을 허리에 두르거나 가운을 입거나 하는데, 좀 시간이 지나서 몸이 더워지면 사우나에서 나와서 그냥 빨가벗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거든요. 근데 마스크를 쓰래요. 그럼 빨가벗고 마스크만 쓰고 돌아다녀야 돼요. ㅋ 좀 웃기긴 해요.
그런데 또 다들 마스크 잘 쓰기는 하더군요. ㅋ
예전엔 사우나에 연령대가 꽤 다양했거든요. 10대부터 70대-80대까지, 근데 와~ 나이대가 완전히 바뀌었어요. 대부분 20-30대고 40대 좀 보이고 그 이상은 어쩌다 한번 있지 거의 없어 졌어요. 아무래도 인터넷으로 입장 예약도 해야 하고 백신 패스에 마스크 쓰고 다니고 사람 귀찮게 구는 그런 영향도 있을 거 같구요. 근데 진짜 이유는 노인들이 사우나 같이 사람 모이는 데를 꺼리는 게 더 큰거 같아요. 백신 맞아도 감염확률이 꽤 되고 코로나 걸리면 일단 노인들은 위험하기 때문에 사우나를 안 오는 거겠죠. 그래서 예전에 젊은 사람 노인이 반반 이었다면 이제는 젊은 나이대가 거의 대부분으로 바뀌었더군요. 노인 커플은 딱 한 커플 봤어요.
아래는 예전에 썼던 글 복붙합니다.
————————
1. 남녀 혼탕은 독일에서만 합니까?
- 독일 주변 국가에도 문화가 있습니다. 네덜란드, 네덜란드어쓰는 벨기에, 오스트리아, 독일어 쓰는 스위스, 이탈리아 북부, 슬로베니아나 독일 가까운 폴란드등입니다. 그렇긴 한데 역시 제일 흔한곳은 독일하고 오스트리아입니다. 다른곳은 약간 오덕스러운 문화에 가까운 형태구요. 북유럽이나 원조인 핀란드 같은 경우 남녀가 따로 사우나를 하구요, 독일 같은 대규모 스파시설은 오슬로에 한군데 빼고 본적이 없습니다. 대신에 핀란드 원조 사우나는 숲속에 호숫가 오두막 사우나에서 사우나를 한 다음 호수에서 알몸으로 수영하죠. 핀란드 사람들은 사람들 바글바글한 독일식 인공 사우나를 별로 안 좋아 합니다.
2. 남녀 혼탕에 가면 노인들만 있다던데요.
- 어느 곳에 가냐에 따라 많이 달라집니다. 사우나라는게 헬쓰장에도 딸려있기도 하고 수영장에도 딸려있기도 하고 아니면 호텔 부속시설도 있기도 하고요 이런데는 이용계층에 따라 다른데, 사실 가봐도 별로 재미는 없습니다. 그냥 사우나 하나 달랑인 경우가 많구요. 보통 사람들도 별로 없습니다. 그밖에 동네에 역시 조그만 사우나 들도 있는데, 이런데는 보통 사우나 3-4개에 샤워시설등이 있는 작은 규모고 이런데는 정말 사우나 좋아하는 노인들만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20-30대도 가는 사우나를 가고 싶으면 이런 조그만데 말고 크고 시설 좋은데 가야 합니다. 대도시 주변에 있는 큰 곳들이 몇군데 있는데 이런데나 아니면 5성급 스파호텔에 딸린 곳들이 시설이 좋고 젊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론 이런 곳은 가격이 비싸서 하루 가면 일인당 최소 4-50유로정도는 나오고 거기다 밥먹고 음료수나 맥주 마시고 좀 하면 60유로 넘어가게 됩니다. 가격이 이렇다 보니 사실 대학생들은 자주 못가고 보통 직장인 이상들이 데이트 코스로 많이 가죠.
3. 누드 수영도 하나요?
- 이것도 어디냐에 따라 다른데, 수영장은 수영복 입고 수영하고 사우나는 알몸으로 하는 곳들이 많구요. 어떤 곳은 수영장도 누드로 하는 곳도 있습니다. 역시 규모가 큰 전문 테르메를 가야 알몸으로 수영할 수 있는 수영장이 딸려 있구요. 빨가벗고 수영하는 것도 기분 좋고 개구리 헤엄치는 여자들 구경하는 것도 다 좋아요. ㅎㅎ
4. 남자가 많나요 아니면 여자가 많나요?
- 예상외로 여자가 더 많아요. 이런데는 매일 가는 데가 아니고 특별한 날, 데이트 코스로 많이 가구요. 여자 친구들끼리나 아니면 엄마와 딸 이렇게 여자들끼리도 많이 갑니다. 아빠와 아들이 사우나 같이 가는 거나 남자들끼리 가거나 하는 경우는 친두들 끼리 놀러가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아주 많지는 않죠. 물론 게이나 아니면 중동, 터키출신들 같은 경우 남자들끼리 몰려다니긴 하는데 뭐 다수는 아니죠.
5. 눈은 어디나 두나요?
- 사우나 밖에서는 가운을 입고 다니기도 하는데, 사우나 안에서는 커다란 수건을 깔고 거기에 앉거나 눕거나 해야 하거든요, 근데 그러다 보면 뭐 온갖 자세다 다 나옵니다. 그런데 다들 안 보는 척 하면서 흘끗흘끗 다 확인 합니다. ㅋㅋ. 특히 아우프구스라고 하는 시간이 되면 커다란 사우나에 다들 빽빽하게 앉고나서 사우나마이스터가 들어와서 커다란 수건이나 부채등으로 쇼를 하면서 뜨거운 공기를 순환시켜 줍니다. 15분정도 하는데 끝나고 나면 꿀 소금 이나 얼음 같은거 몸에 바르라고 주기도 하구요. 음류수나 과자 같은거 먹을 거 주기도 합니다. 어쨌든 이시간이 되면 다들 옆사람하고 살이 닿을 정도로 빽빽하게 앉는데, 이때 보통 앞자리부터 앉아요. 아래쪽이라 더 시원하거든요. 그럼 늦게 들어온 사람들이 뒤쪽 높은 자리로 올라갈려면 옆으로 지난가야 하는데, 빽빽하게 앉은 사람들 사이를 알몸으로 헤집고 갈려면 눈앞에 덜럴덜렁..ㄷㄷㄷ.. 뭐 이런거죠. 새로 누가 문열고 들어오면 다들 눈을 돌려서 열심히 체크합니다. ㅋㅋ
6. 왜 혼탕을 해요?
- 이런 스파가 보통 하루종일 시간을 보내는 남녀 데이트 코슨데 남자 여자 따로 가면 이상하잖아요? 또 이런덴 거의 워터파크 수준의 규모가 큰데요 사우나가 10군데 이상 수영장이 실내 수영장, 야외 수영장, 자쿠지, 몸이 둥둥 뜨는 소금물 수영장, 식당, 대규모 휴게실등 정말로 규모가 큽니다. 이런데를 남녀 따로 만들면 돈이 많이 들죠.
7. 왜 누드로 해요?
- 수영복입고 사우나하면 땀에 쩔구요 그거 입고 물에 들어가면 수영장 물이 짠물이 되죠. 독일 말고 다른데서 수영복 입고 하는 곳을 가본적 있는데, 정말로 물이 금방 더러워 져요. 알몸으로 사우나 하고 샤워하고 나서 수건으로 닦고 쉬면 물에 젖은 축축한 수영복 안 입고 있어도 되고 훨씬 쾌적합니다. 겨울 같은때 눈이 오거나 아니면 비가 올때도 따뜻한 온수 야외 수영장물에서 발가벗고 수영하면 기분이 정말 좋습니다. 수영복 천 쪼가리가 별거 아닌거 같아고 있는 것과 없는 것 느낌이 많이 달라요.
8. 독일 사람들은 혼탕이 아무렇지 않은가요? 전혀 성적인 느낌 전혀 없고 자연스런 문화라고 그러던데요.
- 그럴리가요. 알몸을 보고 아무 느낌이 안 오면 ㅋㅋ. 당연히 성적이 느낌이 있고 그게 오히려 묘미죠. 수영장같은데선 수영하다가 커플들 안고 키스하고 그럽니다. ㅋ
그래서 독일 사람들이라고 이런 혼탕에 다 가는 거 아니구요. 이런 문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거나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경험상 30-40%는 자주나 가끔 가는 사람들이고 전체적으로 60-70%정도가 자주는 아니더라도 경험해본 정도구요. 나머지 30% 정도는 그냥 이유없이 가본 적이 한번도 없거나 좀 꺼리거나 남녀가 같이 목욕한다고 싫어하는 사람들 입니다. 독일 애들하고 얘기해보면 자기는 절대 그런데 안간다는 사람들도 많아요. 특히 여자들이 그렇죠. 그래서 독일 사우나도 이런 사람들을 위해 수영복데이라고 하루 종일 수영복입고 하는 날이나 아니면 여자만 가는 날 같은 것을 운영하는 곳들도 있습니다.
9. 왁싱은?
-독일에도 왁싱샾들이 있긴한데 많이 비싼데다가 예약해야 되고 귀찮구요. 셀프도 하는데 많이 아프죠. 그래서 대신 면도를 많이 합니다. 여자들 같은 경우 90%가 완전 브라질리언이구요. 나머지 10%도 스트립만 남기고 깔끔하게 면도로 정리하고 사우나에 갑니다. 남자들도 절반 이상은 완전히 밀었고, 나머지도 짧게 정리하고 갑니다. 이게 평소에도 다 이렇게 깔끔한건 아니구요. 사우나 가는게 특별한 데이트나 휴가일 이런거기 때문에 면도 잘 안하던 여자들도 사우나 갈때는 깔끔하게 정리하고 가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가끔 동양인 관광객들이 그냥 오는데 좀 지저분해 보이니까 혹시 가실 분들은 꼭 왁싱이든 면도든 꼭 하고 가세요. 노인분들 같은 경우 털이 보이기도 하는데 노인이니까 그런가보다 하죠.
피어싱이나 문신도 다양하게 볼수 있고, 어떤 여자분들은 탐폰끈도 보이기도 합니다.
10. 탈의실이나 샤워도 같이 하나요?
-여기도 사우나마다 다른데, 남녀 탈의실이 따로 있는 곳도 있고 어떤데는 남녀가 같이 쓰는 데도 있습니다. 여자들 같은 경우 안에선 어짜피 벗고 다니지만 막상 팬티 벗는 순간은 좀 부끄럽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샤워 가운 부터 입고 갈아 입거나 하기도 합니다. 또 사우나나 수영장에 딸린 샤워실들은 오픈공간에서 남녀 같이 샤워 하구요. 그런데 탈의실 옆에 딸린 샤워는 또 남녀 따로인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곳은 제일 처음에 몸 구석구석을 잘 닦아야 하는 데라서 민망하니까 보통 남녀 따로 쓰고 동성끼로도 잘 안보이게 칸막이도 있는 곳이 많습니다.
11. 마사지도 받을 수 있나요?
이런 스파에서는 마사지도 받을 수 있는데, 가격은 100유로 이상 나옵니다. 보통 스웨디시 마사지나 하와이 로미로미등을 받을 수 있는데 물론 이상한 마사지 아니고 아주 건전한 마사지입니다. 한국에 스웨디시 마사지가 이상한 의미로 전해졌는데 원래는 힘으로 눌러주는 진짜 건전 마시지입니다.
뮌헨 살때 가던데 중에 피닉스바트라는 데가 있는데 거기서 마사지사가 여러명 있었는데요, 그중 한명 여자마사지사는 마사지실 앞에 사진을 커다랗게 붙여놓은 데가 있었습니다. 좀 웃기긴 한데 아예 홈페이지에 얼굴도 크게 박아 놓았구요. 아마 그 사우나에서 미끼로 대놓고 미는 마사지사 같았어요. ㅋㅋ. 보통 마사지사들이 아줌마들이 많은데 이 마사지사는 키도 크고 워낙 예뻐서 인기가 많아서 미리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마사지 받기 힘들었는데, 기회가 되서 이 여자 마사지사에게 마사지 예약을 할 수 있었죠. 그리고는 마사지 받으면서 정말 인생 최고 경험중에 하나를 하게 됩니다. 이건 이 글이 인기가 많으면 다음에 계속 써볼려구요. ㅋ
대충 이런 분위깁니다. 여기 수영장에서 물놀이 하는 거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