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전기료 오른다···4인 가구 월 최대 1050원 인상
강연주 기자
정부와 한국전력이 4분기(10~12월) 연료비 조정단가를 kwh당 0.0원으로 책정했다고 23일 발표했다. 국제 연료 가격 상승분 등이 반영되면서 전분기(-3원) 대비 3.0원 올랐다. 월평균 350kwh의 전기를 사용하는 4인 가구의 부담은 최대 월 1050원씩 늘어난다.
앞서 정부는 올해 1월부터 발전에 사용되는 연료 가격의 변화에 따라 3개월 단위로 전기요금을 조정하는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했다. 전기 생산에 활용되는 원료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는 국내 상황을 고려할 때, 실제 원료비 원가보다 현저히 낮게 책정되고 있는 전기요금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취지였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기준연료비(최근 1년 평균)와 실적연료비(적용 월의 3~5개월 전 평균)의 차이에 변환계수를 곱해서 산정한다. 발전 연료비 산정에 해당하는 연료는 석탄·천연가스·유류다.
연료비 연동제가 도입되면서 전기요금은 국제 유가를 비롯한 국제 연료 가격의 등락 여부에 영향을 받게 됐다. 국제 유가는 전기생산에 필요한 액화천연가스, 벙커C유 등의 가격에 종합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1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책정 당시 국제 유가 하락세를 고려해 전기요금을 전년도(0원) 대비 3원 낮췄다. 다만 2~3분기에는 국제 유가 및 액화천연가스 등의 연료비 인상에도 물가 상승률과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제 상황을 고려해 전기요금 인상을 유보했다.
이번 4분기에는 액화천연가스, 유연탄, 유류 등 전기 생산에 들어가는 연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기요금 인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전에 따르면, 올해 10~12월 실적연료비(6~8월 기준)는 1㎏당 355.42원으로 기준연료비 289.07원보다 66.35원 높았다. 한전의 적자 상황도 연료비 인상 배경으로 꼽힌다. 한전은 연료비 인상분을 전기요금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지난 2분기에 영업손실 7648억원을 기록했다.
한전이 발표한 연료비 변동분을 전기요금에 모두 반영할 경우 4분기 전기요금 인상폭은 사실상 1kwh당 10.8원이다. 하지만 정부가 연료비 연동제 도입과 함께 소비자 보호 장치로 세워둔 ‘연료비 조정가능 상하한선’에 따라 전분기 대비 1kwh당 3.0원만 오르게 됐다. 한전 관계자는 “2·3분기에 유보됐던 연료비 조정단가가 0원/kwh으로 되면서 (지난해말 수준으로) 원상 회복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