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엄마가 보고 싶은 날이 있다
엄마와 함께한 쁘레띠안 섬에서의 마지막 날
우리는 노을 지는 해변을 함께 걸었다.
“엄마, 여행 오니까 좋지?”
“우리 엄마 보고 싶다...”
자식들에게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요양원에서 도망치듯 세상을 떠나신 외할머니
엄마와 외할머니의 마지막 추억은 한 통의 전화였다.
“현자야, 엄마 좀 데려가 주라”
“이제 곧 큰 집으로 이사 가요. 이사 끝내면 바로 모시러 갈게요.”
그로부터 얼마 후 외할머니의 부고 소식이 날아왔다.
엄마는 그 후로 외할머니 이야기를 하지 않으셨다.
그렇게 긴 세월 꽁꽁 묶어 두었던 그리움이
여행하던 한 동남아 해변에서 불쑥 튀어나올 줄은 몰랐다.
“경치가 너무 예쁘다. 우리 엄마도 이런 광경 한 번쯤은
보고 가셔야 했는데... 좁고 불편한 집이어도 모셔왔어야 해.
고생 안 시켜드리고 싶은 욕심에 조그만 기다리라고 했던 게
살면서 제일 후회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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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엄마로서 가슴에 묻고
살아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출처> 사랑밭새벽편지